다성 육우(陸羽) 『다경(茶經)』 사조(四之) – 차를 달이는 법
차를 마시는 행위는 단순히 목을 축이는 것이 아니라, 차의 맛과 향을 극대화하는 과정입니다.
당나라 시대 육우(陸羽, 733~804)가 저술한 『다경(茶經)』의 **사조(四之)**는 차를 달이는(煎茶) 올바른 방법을 다루며, 차를 끓이는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들을 설명합니다. 이번 글에서는 『다경』 사조(四之)에 기록된 **차 달이는 법(煎茶法)**을 살펴보겠습니다.

1. 육우가 말하는 좋은 차 달이는 법이란?
육우는 『다경』에서 차를 끓이는 과정에서
다음 세 가지 요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.
✔️ 좋은 물을 사용해야 한다.
✔️ 불 조절이 중요하다.
✔️ 차를 우려내는 시간이 맛을 결정한다.
즉, 같은 찻잎이라도 어떻게 달이느냐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.
이제 차를 달이는 과정에 대해 단계별로 알아보겠습니다.
2. 『다경』 사조(四之) – 차를 달이는 4단계
육우는 차를 달이는 과정을 4단계로 정리했습니다.
🔥 ① 좋은 물을 준비하라 (選水)
육우는 차 맛의 70% 이상은 물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했습니다.
그렇다면 어떤 물이 좋은 물일까요?
육우가 평가한 최고의 물
1️⃣ 산속의 맑은 샘물 – 가장 부드럽고, 차의 본연의 맛을 살려준다.
2️⃣ 강물(흐르는 물) – 차 맛을 비교적 균형 있게 유지한다.
3️⃣ 우물물 – 상대적으로 무겁고 차의 향을 떨어뜨린다.
육우는 차를 끓일 때 너무 오래된 물이나 끓인 지 오래된 물을 사용하면
차의 신선함이 사라진다고 경고했습니다.
📌 TIP: 오늘날 차를 달일 때는 정수한 물이나 약산성의 부드러운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.
💨 ② 물을 끓이는 온도를 조절하라 (烹煮)
물 온도는 차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.
육우는 물이 끓어오르는 **세 가지 단계(三沸, 삼비)**를 구분하였습니다.
🔹 제1비(一沸) – 물이 막 끓기 시작하며, 작은 기포가 올라온다.
🔹 제2비(二沸) – 물이 더욱 끓으며, 거품이 커지고 물소리가 들린다.
🔹 제3비(三沸) – 물이 완전히 끓어 거품이 커지고, 계속 끓이면 물이 탁해진다.
육우는 차를 끓일 때 제2비(二沸) 단계에서 차를 넣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설명했습니다.
만약 제3비(三沸)까지 물을 끓이면 물맛이 변하고 차의 풍미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.
🍵 ③ 차를 넣고 우려내라 (投茶)
육우는 차를 달이는 방식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고 보았습니다.
당시에는 차를 덩어리(團茶, 단차) 형태로 만들어 보관했기 때문에,
차를 끓일 때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했습니다.
고대 차 달이는 방법
1️⃣ 차를 가루로 만든다.
2️⃣ 물이 끓는 중간(제2비) 단계에서 차 가루를 넣는다.
3️⃣ 저어주면서 맛이 골고루 퍼지도록 한다.
차를 너무 오래 끓이면 떫은맛이 강해지고,
반대로 너무 짧게 끓이면 향이 제대로 우러나지 않습니다.
육우는 차의 농도를 적절하게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.
📌 TIP:
- 녹차는 1~3분 정도 짧게 우려야 하고,
- 홍차나 보이차는 3~5분 정도 우려내는 것이 적절합니다.
☕ ④ 차를 따르고 마시는 법 (分茶)
차를 끓인 후, 마지막 단계는 올바르게 따르고 마시는 것입니다.
육우가 강조한 차 마시는 법
🍃 차는 한 번에 붓지 말고 여러 잔에 나눠 따라야 한다.
🍃 찻잔을 너무 가득 채우면 차의 향을 즐기기 어렵다.
🍃 차를 마실 때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용한 공간에서 즐겨야 한다.
육우는 차를 마시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며,
차를 대하는 태도가 곧 인격을 반영한다고 보았습니다.
📌 TIP:
- 차를 마실 때 조용한 분위기를 만들고,
- 찻잔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,
- 한 모금씩 음미하며 차의 향과 맛을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.
3. 『다경』 사조(四之)가 차 문화에 미친 영향
육우가 『다경』에서 정리한 **차 달이는 법(煎茶法)**은
이후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 다도(茶道)와 한국 전통 다례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.
📌 중국 송나라(960~1279년)
- 가루차(말차)를 마시는 문화가 정착되었습니다.
- 차를 끓이는 방식이 더욱 정교해졌습니다.
📌 한국 조선시대(1392~1897년)
- 육우의 『다경』이 조선시대 다례(茶禮) 형성에 영향을 미쳤습니다.
- 선비들은 차를 마시며 정신을 수양하는 데 집중하였습니다.
📌 일본 다도(茶道)
- 일본의 전통 다도(茶道)는 육우의 『다경』에서 많은 영향을 받아 발전하였습니다.
- 차를 마시는 과정 자체를 철학적 수행(修行)의 일부로 보았습니다.
오늘날에도 육우가 정리한 차 끓이는 방법은
좋은 차를 제대로 즐기는 기본 원칙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.
4. 마무리 – 차 한 잔의 여유
육우는 차를 끓이는 과정을 인내와 정성을 필요로 하는 예술로 보았습니다.
그는 차를 끓이는 작은 과정 하나하나가 삶의 태도와 연결된다고 믿었습니다.
차 한 잔을 마시며, 육우가 강조한 것처럼 마음을 가라앉히고 현재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?
오늘도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, 조용하고 평온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. 😊🍵